[중앙 칼럼] 오렌지카운티 예선의 최대 이변
올해 중간선거의 6월 예선에서 한인 후보가 최대 이변을 연출했다. 주인공은 오렌지카운티수퍼바이저 4지구 선거에 출마한 써니 박 부에나파크 시장이다. OC 선거관리국의 개표가 거의 완료된 23일 현재 박 시장은 3만886표, 35.8% 득표율로 3명의 후보 중 1위를 차지했다. 박 시장은 현직 수퍼바이저위원회 위원장인 덕 채피 수퍼바이저(2만7977표, 32.4%)와 스티븐 바르가스 브레아 시의원(2만7424표, 31.78%)을 2900표가 넘는 차이로 앞서며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박 시장은 오는 11월 열릴 본 선거에서 채피 수퍼바이저와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박 시장이 1위로 본선에 진출한 것은 오렌지카운티 정가에서도 놀라운 소식이다. 그가 1위로 본선에 나갈 것을 예상한 이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많은 정계 인사는 박 시장이 3명의 후보 중 3위로 처져 예선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령 박 시장이 본선에 나간다 해도 1위로 진출할 것을 점친 이는 거의 없었다. 비관적인 전망도 무리가 아닌 것이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 구도는 박 시장에게 매우 불리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으며, 자금력이 풍부한 채피 수퍼바이저보다 많은 표를 박 시장이 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게다가 채피 수퍼바이저는 풀러턴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어 박 시장보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풀러턴의 유권자 수는 7만8000명에 육박한다. 반면, 박 시장의 근거지인 부에나파크의 유권자는 4만3000여명에 그친다. 실제로 OC북부 지역에서 벌어진 수퍼바이저 선거는 풀러턴 출신 정치인이 초강세를 보여 왔다. 박 시장과 채피 수퍼바이저가 모두 민주당원이며, 바르가스 시의원이 유일한 공화당원이란 점도 박 시장의 탈락을 점치는 이들의 주요 논거로 활용됐다. 민주당원들의 표가 박 시장과 채피 수퍼바이저에게 분산되고, 바르가스 시의원이 공화당원의 몰표를 받아 결국 채피와 바르가스가 본선에 나갈 것이란 ‘박 시장 탈락 전망’은 어찌 보면 매우 상식적인 분석이었다. 박 시장이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예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시의원 선거를 방불케 하는 수퍼바이저 선거 캠페인을 통해 가능한 한 많은 유권자와 대면 접촉에 나선 것이다. 수퍼바이저 선거는 넓은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시의원 선거처럼 가가호호 방문을 하기 어렵다. 박 시장은 바쁜 중에도 틈이 나는 대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지역구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둘째, 빠른 판단력과 민첩한 행보다. 박 시장은 오렌지카운티 선거 출마를 결심한 직후부터 오렌지카운티 민주당의 공식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전력투구해 목표를 달성했다. 민주당이 현직 수퍼바이저인 채피가 아닌, 박 시장을 지지한 것은 민주당원 후보끼리 경쟁할 11월 본선에서도 박 시장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당내 정치인 등의 지지도 발빠르게 받아냈다. 피오나 마 가주 회계감사관, 봅 아출레타 가주 상원의원, 데이브 민 가주 상원의원, 섀런 쿼크-실바 가주 하원의원, 프레드 정 풀러턴 시장,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 조재길 전 세리토스 시장 등이 박 시장 지지를 선언했다. 예년 같으면 현직 수퍼바이저를 지지했을 남가주의 호텔, 레스토랑, 공항, 컨벤션센터 근로자 단체 유나이트히어로컬일레븐, OC소방관협회의 지지도 이끌어냈다. 예선 1위가 본선 승리를 보장하진 않는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 못한 1위를 차지하며 경쟁력을 과시한 것은 박 시장의 향후 캠페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지구는 OC한인 정치력의 핵심인 카운티 북부 지역 도시들을 포함한다. 박 시장이 끝까지 분투하고 한인 유권자가 이에 화답하면 충분히 당선을 노릴 수 있다. 11월 OC북부에서 한인 정치력이 만개하길 기대해 본다. 임상환 / OC취재담당·부국장중앙 칼럼 오렌지카운티 예선 오렌지카운티수퍼바이저 4지구 오렌지카운티 선거 수퍼바이저 선거